국내에서 처음으로 온전한 형태의 벽돌가마가 전북 진안군 도통리에서 발견됐다. 이번 발견은 초기 청자 생산 가마의 구조와 제작 기술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안군의 지원으로 국립군산대학교박물관이 진행한 ‘진안 도통리 초기청자 가마터 발굴조사’에서 기존 사적 지정 구역에서 약 110m 떨어진 지점에서 벽돌가마가 추가 확인됐다. 이를 통해 가마의 분포 범위가 예상보다 넓었음이 입증됐다.
현재까지 조사된 가마 길이는 약 14m이나, 전체 길이는 40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벽돌가마에서 진흙가마로 변화하는 과정이 확인됐으며, 특히 천정이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는 사례는 한반도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학술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벽돌을 층층이 쌓아 가마를 조성한 점에서 중국 청자 제작 기술이 국내에 전래됐음을 보여준다.
가마 폐기장에서는 선해무리굽이 적용된 청자 완(사발), 접시, 꽃모양 접시, 주전자편, 갑발(匣鉢), 벽돌 조각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이는 당대 수준 높은 청자 제작 기술과 중국과의 교류 관계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다.

해당 가마터는 후백제 도성인 전주와 인접한 지역으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후백제에 의해 운영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춘성 진안군수는 “이번 발굴을 통해 초기 청자 제작 기술과 중국과의 교류를 규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며 “추가 조사와 사적 구역 확대 등 유적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문화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많은 국민이 진안을 방문하고 도자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