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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건설업계에서는 건설면허를 빌려 부실공사를 조장해도 실제로는 벌금에 처해지는 것이 고작이다.
무자격시공은 국민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범죄행위지만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준법경영에 충실한 대다수 건설인들에게 조차 허탈감과 분노를 안겨준다.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3년간 수사기관에 고발한 등록증 불법대여 혐의사는 무려 50여곳에 이른다. 불법대여로 건당 300만~700만원을 챙기면서 6개월 만에 수백 건의 착공실적을 기록한 곳도 있지만, 처분업체는 채 10곳이 안되고 그마저 벌금형이 고작이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령에는 면허대여사에 3년 이하 징역(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처분은 500만~2,500만원의 약식처분이 대부분이다.
징역형은 지난해 초 서울북부지방법원이 내린 1건이 전부다. 이 사건마저도 보험료 횡령, 허위조사 교사 등 다른 범죄가 복합된 탓이다.
면허대여 행위의 만연은 정부와 수사기관의 소극적인 대응도 한몫했다. 사건 자체가 입증이 어렵고 생색도 잘 안 나는 탓으로 보여진다.
실제 협회가 고발한 A사는 과거에 같은 사건으로 벌금형을 받았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내려졌다가 협회 반발로 재수사한 사례도 있다.
여기에 건설업계 차원에서 정부에 건의한 건설기술자 중복배치 방지, 건설기술자의 착공 관련 사항 사전신고, 착공신고서 제출 때 담당공무원의 건설기술경력증 기재 등의 근절책이 시행되질 않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수억에서 수십억원을 취한 업체에 대한 처분이 기껏해야 수천만원 벌금인데 불법대여 행위가 뿌리 뽑히겠느냐는 업계 관계자의 반문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이기도 하다.
심지어 조달청 컴퓨터 해킹사건 처분도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불법 낙찰받은 건설사에 대한 형벌은 공개조차 되지 않고 있다.
사전 수사 때 검찰의 불구속기소 등을 고려하면 제대로 된 처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심증만 있을 뿐이다. 조달청이 연루업체 명단을 발주기관에 넘겼지만 부정당업자 제재 사례는 아직 없고 대부분 연루업체가 대표자 명의변경을 통해 영업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솜방망이 처벌이 불법을 조장하고 방치하는 모양새인 것이다.
때문에 국민의 안전과 직결하는 건설업계에서 불법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관련법 규정을 개정해 처벌 규정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