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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에 동일한 지원, 동일한 기준이 필요하다.

사립유치원에 비리 엄단해야 하지만 전체 매도는 위험
병설(공립)유치원도 감사결과 공개해야
동일한 재정지원, 동일한 감사 기준 확립해야

전라북도 남원교육지원청


국정감사가 진행되던 지난달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했던 유치원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국 1878개 사립유치원에서 5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는 것이다. 공립유치원은 불과 61곳이라는 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또 사립유치원의 경악스런 비리행태도 밝혀 사립유치원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그러나 살펴봐야 할 지점이 있다.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 알리미 사이트를 보면 전국에 사립 유치원은 법인이 671곳, 사인(개인)이 3887곳으로 모두 4558곳이다.

국립은 3곳, 공립(단설) 396곳, 공립(병설)은 4603곳 등 5002곳으로 사립보다 많다.

하지만 이번에 비리유치원 명단을 발표할 때 공립(병설)은 빠져 있다.

초등학교 등과 함께 운영되는 병설유치원은 유치원 감사가 아닌 해당 교육기관 감사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번에 발표한 결과의 감사 대상 공립 유치원은 단설 396곳이다.

이렇게 놓고 보더라도 사립유치원은 거의 절반이 감사에 적발됐고 공립유치원은 불과 15% 정도만 적발됐다.

반면 전북지역으로 대상을 줄여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북지역 전체 사립유치원은 174곳, 공립단설유치원은 20곳, 공립병설유치원은 351곳이다.

이번에 공개된 명단에 전북지역 유치원은 모두 50곳으로 사립이 37곳, 공립이 13곳이다.

감사 대상이 아닌 병설유치원을 제외하고 살펴보면 전북지역 사립유치원 가운데 21%, 공립유치원은 65%에 해당한다.



남원지역으로 줄여보면 이번 명단 공개가 더 아이러니하다.


사립유치원은 2곳, 단설유치원은 1곳이나 병설유치원 25곳이나 된다. 하지만 이번 명단에서 병설은 빠져있고 아쉽게도 감사 대상이었던 유치원 3곳은 모두 ‘비리’에 적발됐다.

전라북도 남원지청 담당자에게 문의해 보니 3곳 모두 단순회계처리 미비와 행정착오를 지적한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언론과 국민들은 이번에 공개된 명단이 모두 ‘비리’에 연류된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특히 일부의 극단적인 일탈행위와 도덕적 해이를 모든 사립유치원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

감사적발 수위가 다를 수 있지만 일부를 가지고 모든 사립유치원을 매도하는 것은 위험한 처사다.

또한 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의 재정구조는 다르다.

거의 100% 지원을 받는 공립유치원과 달리 사립유치원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지원받고 있다.

일부 주장에 따르면 공립유치원 원아 1명당 월 90만원이 넘는 돈을 정부에서 지원받지만 사립은 월 2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가끔 황당할 정도로 많은 원비를 요구하는 사립유치원도 있지만 실제로는 월 20~30여만원 수준이며 일부는 이보다 적은 금액을 받기도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1명의 원아에 드는 비용은 공립유치원이 월 90여만원, 사립은 50여만원이다.

공립과 사립유치원들을 같은 기준으로 감사할 수 없는 이유다.

일부의 일탈행위를 놓고 모두가 그렇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사립유치원을 공립과 같은 잣대로 감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같은 금액을 지원하고 같은 감사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일부 사립유치원의 일탈행위를 잡기 위해 모든 사립유치원을 옭아맨다면 교육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진정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사립과 공립의 구분 없는 지원과 함께 이를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동일한 수위의 감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