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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사람들의 ‘고통’…사건보도를 지켜보며

 

지난 13일 전북 남원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사망사건을 두고 지역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지역에서 흔한 사건이 아닌데다 온갖 억측이 난무하는데다 엽기적인 행각으로 저질러진 살인으로 소문이 퍼지고 있어 유족 등이 고통을 받고 있다.

 

실제 사건과 관련 한 가족은 “이번 사건에 대해 더 이상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아다니지 않길 바란다”며 “남아 있는 가족들을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도지 전체 인구가 8만명에 불구한 소도시인데다가 실제 거주 인구는 훨씬 적다.

 

더구나 특정되는 동네는 물론 시내 음식점에만 가도 상대방 가족을 특정할 만큼 좁은 지역이다.

 

물론 경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피의자로 특정된 김모(56)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현장검증에서 상당기간 여성이 살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에서 ‘강간 살인’이라는 자극적인 혐의를 부각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어 남은 사망한 여성과 피의자 가족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취재여건 상 경찰과 검찰의 입장을 옮기기는 쉬우나 피의자의 주장은 상세하게 다룰 수 없지만 지역의 특성은 고려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부인과 엄마를 잃은 유족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김씨의 가족들은 잘못이 없음에도 지금 설 곳이 없다.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에 확인되지 않은 것들까지 더해진 뜬소문이 돌면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2일 경찰은 강간과 살인 혐의로 김씨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김씨와 사망한 여인의 행적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시간이 너무 많고 김씨가 혐의를 부인하며 “술에 취해 당시 상황 일부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하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또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사라는 부검결과 등으로 미뤄 ‘고의적 살인’인지, ‘과실에 의한 사망’인지 여부도 확언하기 어렵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살인 동기’ 역시 밝혀지지 않았다.

 

이제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해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며 자극적인 보도를 자제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만약 김씨와 사망한 여인에 대한 소문이 사실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더라도 이미 지역사회에 공개된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 꼭 필요한 정보만 다루는 것이 옳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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