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은 이렇게 좋은 문화유산이 있으면서 왜 사람을 끌어 오지 못합니까?“

  • 등록 2016.01.18 17: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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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남원문화원 사무국장

새해 벽두부터 불교문화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10여명이 남원을 찾았다.

대부분 남원을 10번 넘게 찾아온 사람도 있고 수년 만에 찾아온 사람도 있지만, 남원과의 인연을 오랫동안 가져왔던 사람들로 새벽부터 서울, 부산, 포항, 목포 등 전국 각지에서 출발하여 남원을 찾은 귀한 손님들이다.

아침 일찍부터 손님 맞을 준비에 부산을 떨며 오늘 일정을 점검하고 하나라도 더 많은 정보를 주고 나 또한 그들에게 정보를 얻는 시간인 만큼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들이 새해부터 이곳 남원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마애불이 최근 발견되었고 또 조선 후기 이후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불 군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일행들과 하루 동안 길 안내를 하며 불교유적의 화수분으로 꼽는 남원이 가진 문화가치를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스스로 뜬금없이 왜? 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해답은 간단했다. 아쉬움이다.

남원에 값진 보석들이 수도 없이 많은데 그것을 꿰지 못하는 아쉬움이 비단 나만의 생각만은 아니었다.

일행 중 한 분이 “남원은 이렇게 좋은 문화유산이 있으면서 왜 사람을 끌어 오지 못합니까? 1박2일이나 2박3일 프로그램으로 얼마든지 사람을 모을 수 있는데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듭니다”

나는 긴 한숨을 토해내며 “아쉽죠”라는 말로 대신해야 했다. 그 한숨에는 수없이 많은 생각과 고민이 묻어있기에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었다.

최근 4년간 4구의 석불을 공개하고 한 구의 마애불을 찾았지만, 마지막 찾은 마애불은 아직 공개하지도 않았다.

수차례 산을 오르고 탐색하며 발표한 유물들이 한순간 반짝였다가 관리부재로 잊혀져버리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알고 그 먼 곳에서 새벽같이 달려온 열정과 처음 대면하는 문화재에 감탄하고 고개를 숙이는 사람들의 가치는 종교적 가치를 뛰어넘어 예술혼에 대한 경배가 아닐까 생각하며, 우리 남원의 공동체가 그러한 문화적 소양을 넓히고 가치를 높이는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해본다.

 

타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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