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읍은 왜 살아나고 남원은 왜 무너졌나…답은 결국 ‘사람’이었다

  • 등록 2026.04.04 22: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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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잘아는 사람, 지역의 상처를 아는 사람이 도시를 바꾼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처음부터 화려한 스펙이나 중앙 인맥으로 주목받았던 인물이 아니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옆집 아저씨 같은 사람”, “동네에서 늘 보던 사람”이라는 말이 더 익숙했다.

 

그러나 정작 정읍을 바꾼 것은 그런 생활형 정치였다.

 

정읍은 최근 몇 년 사이 전북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도시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산업과 관광, 농생명 정책, 기업유치, 재정운용 등 여러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정읍시는 전북도 주관 ‘기업하기 좋은 전북만들기’ 평가에서 10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기업 지원과 애로 해소, 인허가 처리속도, 규제개선, 공모사업, 기업유치 성과 등 16개 항목 전반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정읍시는 ‘1기업 1공무원 전담제’를 통해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문제를 해결하는 행정을 구축했다.

 

산업단지와 농공단지 입주기업 협의회를 운영하며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했고, 스마트공장 구축, 제조혁신, 지식재산권 지원 사업까지 확대했다.

 

정읍이 ‘기업이 찾아오는 도시’, ‘행정이 뒷받침하는 도시’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정읍은 연수도시 전략도 꾸준히 추진했다.

 

각종 공기업과 기관 연수원을 유치하고 체류형 관광과 연계하면서 도시 전체에 소비와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젠 관광객이 스쳐 지나가는 도시가 아니다. 머물고 소비하는 도시로 체질을 바꾼 것.

 

이 같은 변화는 결국 지역을 잘 아는 사람만이 가능했다.

 

이학수 시장은 정읍의 골목과 읍면동, 기업과 농민, 상권과 산업단지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무엇이 부족한지, 어디에 예산을 써야 하는지, 어떤 기업이 필요한지,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보여주기보다 실행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반면 남원은 어떠한가.

 

남원은 한때 연수도시, 관광도시를 표방했지만 지금은 그 이름조차 희미해지고 있다. 대형 공약 힘 빠지고 생활형 후보 부상…“남원 현실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민선시장 이후 남원은 전북 동부권 중심도시라는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되는 것은 없고 안 되는 것들만 덩그러니 남아 도시를 좀먹고 있다.

 

처음 약 2만8천 평 규모의 지리산 허브밸리 사업은 수천억 원이 투입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고, 모노레일 사태는 남원식 보여주기 개발의 상징이 됐다.

 

화려한 구호는 남았지만 시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빚과 갈등, 소송뿐이었다.

 

남겨진 시설은 활용도조차 찾지 못한 채 흉물처럼 방치되고 있다.

 

춘향제 역시 과거 전국 3대 축제라는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광한루와 오작교, 요천, 춘향이라는 자산은 그대로인데도, 남원은 스스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지 못했다.

 

“죽은 춘향만 언제까지 팔고 살 것이냐”는 자조 섞인 비판까지 나오는 이유다.

 

남원은 지금도 전국 최하위 수준의 청렴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3년 연속 최하위인 5등급을 기록했고, 시민과 공직자가 체감하는 청렴도와 부패방지 노력 모두 낙제점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 남원시장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현란한 언변과 거대한 숫자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

 

누군가는 수천억 원 규모의 사업을 내세우고, 누군가는 중앙 인맥과 예산확보 능력을 과시한다. 또 다른 이는 자신만이 침체된 지역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민들이 진짜 묻고 있는 것은 지역을 오래 지켜보고, 남원의 상처와 가능성을 함께 겪어온 사람이다.

 

중앙에서 내려와 스펙과 인맥을 내세우는 사람보다는 골목과 읍면동을 누비며 주민들의 눈물을 직접 본 사람이 필요하다.

 

결국 정읍을 바꾼 것도 화려한 스펙이 아니었다.

 

남원 역시 이제는 수천억 공약보다 골목을 알고, 중앙 인맥보다 지역의 눈물을 아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타파인 기자 issue@tap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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