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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의 관상이야기

“…여인이 음모가 길면, 귀한 것인가 천한 것인가?”

“대 왈 : 한 나라 때 여 태후는, 음모의 길이가 1척8촌으로, 그 뿌리가 누렇기가 금색과 같았는데, 음모를 손으로 잡아 내리면, 무릎을 지났다고 하며, 손을 놓으면 다시 주먹처럼 되어, 금으로 만든 실처럼 되었다고 해서 전음이라 불렀는데, 그러므로 극품에 이르렀으며, 역시 음란함이 많았습니다. 만약 곧고, 길고, 검으면, 이것은 음란하고 남편을 죽이는 여인입니다. 비록 귀함을 얻었다 해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무릇 음모는 마땅히 누렇고 부드러우면, 역시 귀인이 되며, 잡초 같으면 천하고, 뻣뻣하면 천하고, 일찍 나면 요절하며, 늦게 나면 음란하며, 21세안에 나면 좋습니다.”

왜 여인의 음모까지 관상에 포함시켰을까? 옛날에는 건강검진이라는 것이 없었기에 음모를 보면 그 사람의 건강상태와 심성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여인의 음모뿐만 아니라 남성의 음낭부위의 털과 수염 머리카락 등으로 그 사람의 기질을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의 제왕들은 후궁을 많이 들여야 했기 때문에 후궁들의 질투와 왕의 세력도 여인 치마폭에서 좌우되므로 여인의 상을 많이 살폈던 것으로 보인다. 여자 잘 못 들이면 집안 망친다는 어른들의 말은 참으로 대단하다. 여인은 대지와 같은 것이라 너무 억세도 안 되며 너무 나약해도 한 가정을 평화로 이끌 수 없다. 한나라 유방의 아내 여태후는 음모가 황금색이며 길이가 무릎까지 길다고 했으나(이것은 좀 보탠 것일 것이며) 부드럽기가 만졌다 놓으면 다시 제자리로 갈만큼 유연하였다고 하니(이것도 알 수가 없으며), 필자가 오랜 세월동안 목욕탕을 다니면서 관찰하여 본 결과 젊은 여인은 건강하여 음모의 모양이 온전하게 예쁘며, 나이드신 할머니들은 역시 음모가 다 빠지고 없다. 젊은 여인 중에서 유난히 검고 배꼽까지 지저분하게 난 여인들은 음란한 것을 보았다. 가지런하며 머리털보다 부드럽고, 빛바랜 색이 아닌 맑은 갈색의 여인들은 건강하며 성정 또한 부드럽다. 자연을 보라!, 하수도나 개천의 더러운 물에서 나는 갈대는 억세며, 맑은 실개천에서 자라는 풀은 부드럽고 그 맛 또한 달다. 이것은 몸에 있는 피의 영향을 받아 몸의 터럭으로 분출시킨다. 산의 나무도 지형이 억세고 토지가 좋지 않은 곳에는 억센 나무만 자라는 것처럼 우리 인간은 소우주이므로 이런 사사로운 것도 어느 것 하나 틀린 것이 없다. 눈은 맑고 잔잔하게 빛나야 하는데 부릅뜨고 째려보는 눈은 본인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불괘감을 준다. 지난주 대통령 선거하는 사람들을 보니 선거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얼굴들이 많이 상해 있었다. 이것은 자신의 정치 소신만 밝히면 좋을 텐데 상대방 후보를 비난하고 약점만 들추느라 자신의 기운이 상하고 있느지 모르고 하는 행위이다. 왜 여인의 음모를 이 한 단락에 넣었을까? 예나 지금이나 남자나 여자나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하는 마음이 컸을 것이다. 어떤 여인을 만나서 행복하겠는지 어떤 배우자를 만나서 일생을 맡길 것인지.. 평소에 볼 수 없는 음모를 보고 결정한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우리 인체의 털은 모두 기질을 나타낸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