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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제, 무슨축제야? 정체성 모호

흥부제가 상징적인 볼거리가 없어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축제의 성격도 시민행사인지 지역축제인지 구분이 가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남원시와 흥부제전위원회는 27일부터 3일간 사랑의 광장 일원에서 제25회 흥부제를 개최했다.

행사는 기념행사와 경연·공연행사, 문화·체험행사, 연계행사 등 모두 4개 분야 24종목으로 치러졌다.

주최측은 올해 흥부제를 흥부전 본연의 정신인 나눔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체험, 전시, 공연행사를 확대하고 요천둔치에 프리마켓과 헌책장터 등 흥부나눔 알뜰장터를 개설해 축제에 변화를 꾀했다.

개막식도 전문가에게 총연출을 맡겨 기존의 공연형태에서 벗어나 남원의 문화적 특성과 전래 흥부전의 공동체 정신을 살린 수준 높은 개막공연을 직접 기획·운영하기로 했다.

김진석 제전위원장은 이번 흥부제를 “형제간의 우애를 넘어 행복한 남원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진정한 의미의 시민 축제 원년이 될 것”이라며 파격적인 변신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흥부제도 ‘뭐하러 하냐’는 푸념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흥부축제라는 고유의 색채가 없어 축제로서 관광수요인 ‘그곳에 가면 무엇을 볼 수 있다’라는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각종 체험부스가 설치되고 농업기술센터 주관 농업기술전, 국제도예전, 농악대회 등의 연계행사, 각종 공연 등이 야외공연장에서 연출됐지만 행사는 그들만의 잔치로 각자놀이가 됐다.

프로그램마다 연계성을 붙이려고 해도 주 테마가 없으니 볼거리를 나열해 놓은 것 밖에 안됐다.

특히 이번 흥부제는 시민들의 관심이 현저히 떨어져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흥부제 홍보가 전혀 안 돼 시내권 사람들조차 흥부제가 열린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소리까지 들렸다.

모두 흥부제를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상징적 주제가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무관심이다.

그나마 읍면동 농악경연대회가 열려 시민사회에 흥부제 개최를 알렸지만 이도 경연대회 성격이라 참여에 따른 성과에 치중됐다.

축제운영도 미숙해 관광단지 주차장에 잡상인들의 영업을 묵인, 축제를 개최하면 우선 주차장 확보와 관리가 중요한데, 그나마 인접한 대형 주차장에 잡상인들이 도로를 점령하는 바람에 차량이 오가는데 혼잡과 불편을 겪었다.

 

&현장에서

“뭐하러 하는데”

 

흥부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대게 비판일색이다.

“대체 흥부제를 뭐하러 합니까”부터 시작해 ‘괜히 돈만 낭비한다’, ‘그들만의 행사’, ‘행사를 위한 행사’, ‘정치인들 낮내기’, ‘볼 것도 먹을 것도 없다’ 등 푸념에 푸념이다.

흥부제에 박이 없어졌듯 어느 순간부터 흥부제가 시민들 사이에서 멀어졌다.

관심이 없다. 명색이 축젠데 시민들의 발걸음이 크게 무겁다.

그나마 보이는 시민들은 행사를 준비하는 그룹과 회원, 공무원, 가족, 주변 지인들이다.

응원과 체면, 얼굴 보여주기 개념이다.

좀더 특별하다면 지방선거를 앞둔 현역 의원들과 정치인들의 발걸음만 가벼울 뿐이다.

흥부제 중간 중간 가장 많이 들리는 소리가 볼게 없다는 소리다. 흥부젠데 뭐를 봐야 하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드는 것이 곡성 장미축제다. 그곳에 가면 장미라도 볼게 있어 사람들이 모이고, 또 그런 현상들을 부러워하며 남원시를 사정없이 깐다.

불만족이 패배의식과 섞여 그대로 분노처럼 표출된다.

흥부제를 준비하는 관계자와 참여자, 스텝들에게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행사준비가 쉽지만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남원시와 흥부제전위원회는 이제 시민사회 지적과 불만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흥부제는 개막식 공연의 완성도를 높인다고 축제 완성도가 높아지고, 보는 사람 눈까지 같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행사 결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