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메뉴

남원 부자자살…'빈곤자살' 경종

기초생활수급자…'부자(父子) 선택은 자살'
'누가 누구를 더 안쓰러워 했을까'란 의문

관련사진


기초생활수급자 부자(父子)가 숨진 채 발견됐다.

3일 오후 1시 30분께 전북 남원시 의총로 부자가 세들어 사는 한 주택이었다.

이날 남원시 사회복지사는 암투병 중인 권모씨(71)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계속 받지 않자 이를 수상히 여긴 복지사는 곧바로 권씨의 집을 찾아갔다. 집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고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복지사는 경찰과 119에 연락을 취해 문을 열고 들어갔다. 권씨 등의 시신은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다. 집안은 창문 등을 막아 밀폐된 상태였으며,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부자에 대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중이다. 이번 사건의 전말을 요약한 것이다.


좀더 자세히 들어가 보자.
남원시와 주변인의 말을 종합하면 권씨는 30년전 사별한 뒤 홀로 두 아들을 어렵게 키워왔다. 큰아들이 9살, 막내가 7살 때로 추정된다.

어렵사리 아들을 키우며, 살던 권씨는 2015년 대장암 말기(4기) 진단을 받는다. 함께 살던 작은 아들(37)은 아버지 간병을 한다. 생전에 아들은 병약했지만 큰 장애는 없었고, 우울증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남원시에 따르면 한때지만 아들은 저소득층 자활사업에 참여했다. 권씨의 몸상태가 전보다 더 안 좋아지자 아들은 근평(사회복지기준)이 부족했지만 간병을 위해 '조건유예' 규정을 두어 권씨를 간병할 수 있게 했다.

큰아들(39)은 전남 광주에서 일용직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 권씨부자의 유일한 부양의무자인 셈이다. 하지만 큰아들은 남원시 전화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법적으론 유일한 부양의무자이지만 본인도 미혼으로 홀로 사는 생활이 순탄하진 않았다고 상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남원시에 사망한 권씨 방문차트를 살펴보니, 공식적으론 지난 5월 21일이 마지막 방문이었고, 남원시는 올해만 4번의 정기적인 방문을 기록지에 남겼다. 그 뒤로 남원시는 사망한 부자와 부양의무자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씨 담당 사회복지사는 권씨 집도 수차례 방문해 메모를 남기는 등 주인과 이웃집에 권씨에 대해 물었다는 답변을 남겼다. 이어 몇번이나 전화를 했는지 기억해 달라는 질문에 10여차례가 넘었다고 기억했다. 남원시 복지시스템은 사회복지사가 관리하는 기초생활수급자를 관리 순번에 따라 방문과 전화상담으로 이어진다. 사회복지사가 방문, 상황을 주민복지과에 보고한다.

권씨부자는 2인가족 기초생활수급자로 약 83만원의 생계비 지원을 받아 생활했다. 3일 권씨 죽음에 이웃 주민들은 뭐라뭐라 쑥덕인다. 아무리 사회보장제도가 좋아도 이웃의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