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하루에서 '당당한 아버지의 사랑'이라는 편지 1421호를 전해왔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은 마치 시골집 아궁이의 불씨 같습니다. 숯불과 잿불 속에 가려져 있어 잘 보이지 않지만 쉽게 꺼지지 않고 오랫동안 뜨겁에 아궁이를 달궈줍니다. 또 이 불씨는 작게 보일지라도 언제라도 커다란 장작을 활활 태울 수 있는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버지! 좀 더 일찍 이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전한 편지 만나보시죠! 벌써 30여 년도 지난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때 강원도에서 군 복무 중이었습니다. 어느 날 훈련을 마치고 부대로 돌아왔을 때 갑자기 중대장으로부터 호출이 왔습니다. 아버지가 면회를 오셨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베트남 전쟁 참전 때 부상으로 한쪽 다리가 불편하시지만 언제나 호탕하신 성품을 지니신 분이었습니다. 서둘러 새 전투복을 다림질하고 급한 마음에 한겨울인데 찬물로 몸을 닦고, 위병소로 급하게 달려갔습니다. 그날은 눈까지 많이 내렸는데 아버지는 하늘을 가릴 곳 없는 그곳 벌판에서 집에서 준비한 음식이 담겨있는 보자기를 품에 안고 하얗게 퍼붓는 눈을 맞으며 서 계셨습니다. 저를 본 아버지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순간 눈물이
따뜻한 하루에서 '엄마와 찐 감자'라는 편지 1408호를 전해왔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좌절의 순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아픔의 순간. 그 순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합니다. 분명 당신을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답니다. 보내온 소식 전합니다. 어린 자녀들을 혼자서 키우는 건 쉽지 않습니다. 남편이 있을 때는 가난해도 행복했는데, 뜻밖의 사고로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아이들의 웃음도 사라지고 하루하루가 더욱 힘들기만 했습니다. 다행히 아는 분의 도움으로 아이들과 누워 잘 수 있는 집에서 머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온종일 빌딩 청소며, 식당 설거지까지 쉬지 않고 일을 했고, 집안일은 초등학교 3학년인 큰아들이 맡게 되었습니다. 어느 겨울날 엄마는 찜통에 감자를 넣어놓고 집을 나서며 메모를 남겼습니다. '찜통에 감자 쪄놨으니까 배고프면 그거 먹어. 너무 차가우면 데워서 동생하고 먹도록 하고, 그리고 불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엄마는 직장에 나갔는데 그날은 눈이 많이 와서 아무리 청소를 해도 복도가 계속 더러워졌습니다. 결국 빌딩 관리자에게 욕을 먹어야 했으며 저녁에 식당에서는 남자 취객으로부터 무례한 일을 당하기도 했습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 국내 경제 펀더멘탈 약화뿐만 아니라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논의까지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자산가들이 달러를 모으고 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특히 리디노미네이션이 진행되면 원화 가치 하락과 음성 자금이 공개될 수 있기에 재력가들에게 달러 사재기는 필수적이다. 그렇다고 화폐개혁 불안감이 최근 환율 급등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는 없다. 그보다는 국내 경제 악화와 대외 리스크 등이 더 근본적인 이유다. 게다가 지난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대통령의 '과감한 재정 주문'으로 내년도 예산이 500조를 돌파할 전망이 나오면서 환율 상승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경기 부진과 양극화 심화 때문에 정부가 재정을 투입한다고 하지만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세수 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다시 국내 경기 부진으로 이어지고 원화 가치는 더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래저래 달러 오를 요인만 있고 서민들에게는 더 살기 힘들어지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유범수 작가 <칼럼과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인간에게 행복이 가장 중요한 요소일까? 아닐 수도 있겠다. 사람 인(人)이라는 글자처럼 사람들은 서로 돕고 사는 존재이다. 벌과 개미와 같이 집단, 조직을 이루어 산다. 역할 분담으로 인한 효율로 생산력이 높아지고 개체수가 어마무시하게 증가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르게 이렇게 번성하게 된 것은 뇌의 활용과 발달 혹은 언어라는 해석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은 바로 분업이다. 또한 분업으로 기본적인 생명유지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고 여가가 생겨 다른 분야 즉, 문명이 발전했다. 더 많은 욕구를 충족하고 생존과 별로 관계 없는 놀이와 거시적 관심, 사유, 관찰 등까지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문명이 발전하고 욕구를 충족했을 때 느끼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우선으로 둔다면 이러한 문명 발전이 행복추구에 큰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이다. 인간의 본성을 감안했을때 분업은 인간에게 행복보다는 불행을 준다. 특히 분업의 극대화로 산업혁명이 일어난 후로는 생산물과의 단절로 인해 이를 자신의 행위, 즉 노동의 직접적 이유를 혼동케 했다. 또한 창의력을 사용하는 즐거움이 사라지며 인간 본성과 배치되며 회의를 불러왔다. 이 때문에 분업의 단점을 부각하며 분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을 달성한다. -국부론 4편 2장 9절- ‘보이지 않는 손’. 국부론에서 나오는 가장 유명한 말이다. 이와 함께 많이 인용되는 구절은 아래와 같다. 우리가 매일 식사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과 양조장 주인, 그리고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그들의 고려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자비심에 호소하지 않고 그들의 자애심에 호소하며, 그들에게 우리 자신의 필요를 말하지 않고 그들에게 유리함을 말한다. 거지 이외에는 아무도 전적으로 동포들의 자비심에만 의지해서 살아가려고 하지 않는다. -국부론 1편 2장 2절- 국부론 1편은 분업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미스는 인간들이 분업을 하게 된 배경과 과정, 그로 인한 여러가지 변화를 관찰하고 서술했다. 경제라 부를 수 있는 분야들은 분업으로 야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아가 인간 문명의 발전 또한 분업의 효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분업으로 서로 돕고 사는 인간사회에서는 각자 개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본능에만 충실해도 거시적으로 공공의 이익이 증진되는
상인은 반드시 어떤 특정국의 시민일 필요는 없다고 하는 말도 있는데, 맞는 말이다. 어느 지역에서 자기의 사업을 운영하는가는 대체로 그들에게는 상관이 없다. 매우 사소한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그는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그의 자본 및 그것이 유지하는 산업을 옮겨버린다. -국부론 3편 4장 24절- LG전자가 국내 휴대전화 제조공장의 물량을 대거 베트남과 브라질 등 해외공장으로 이동시킨다는 보도가 최근 있었다. 관련기사에 따르면 한국 공장에서 인건비 등 각종 비용부담이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고, 이에 결국 물량 이전을 결정했다는 것. LG전자는 한때 세계 3위, 국내 2위의 휴대전화 판매량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가 치고 올라오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부터 위기가 닥쳤고,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4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근로시간 조정과 급여 상승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 결국 국내 공장 축소·철수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 뿐만 아니다. 한국의 1분기 GDP 증가율이 약 10년 만에 최저인 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3%대를 기록하며 시장
노예노동은 모든 노동 가운데 가장 비싸다. -국부론 3편 2장 9절- 모든 시대와 모든 민족은 경험하고 증명했다. 노예에 의한 작업이 가장 비싸다는 것을. 지주 입장에서 비록 당장은 숙식비용만 지출되는 것 같다. 하지만 아무런 재산도 획득할 수 없는 사람은 가능한 한 많이 먹고 가능한 한 적게 노동하는 것 외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주는 노예를 움직이기 위해서 공포와 폭력을 사용했다. 그마저도 자발적인 움직임이 아니기에 토지를 개량하고 작물을 생산하는 효율이 낮았다. 결국 지주 입장에서 얻는 게 적기에 노예 노동은 비싸다고 할 수 있다. 국부론 전체에 흐르는 기조는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개인들의 강력한 이기적인 힘을 국부(國富) 증진으로 환원시키는 것에 대한 고찰을 서술했다. 노예 다음 생산물을 지주와 분배하는 소작농이 생겼고, 소작농은 노예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재산을 획득할 수 있고 토지생산물의 일정한 몫을 가질 수 있어 생산물을 증가시키는 것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생산물의 반을 지주가 가져가기에 토지개량에 투자할 여력이 적어 생산량 증대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소작
지난 13일 전북 남원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사망사건을 두고 지역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지역에서 흔한 사건이 아닌데다 온갖 억측이 난무하는데다 엽기적인 행각으로 저질러진 살인으로 소문이 퍼지고 있어 유족 등이 고통을 받고 있다. 실제 사건과 관련 한 가족은 “이번 사건에 대해 더 이상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아다니지 않길 바란다”며 “남아 있는 가족들을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도지 전체 인구가 8만명에 불구한 소도시인데다가 실제 거주 인구는 훨씬 적다. 더구나 특정되는 동네는 물론 시내 음식점에만 가도 상대방 가족을 특정할 만큼 좁은 지역이다. 물론 경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피의자로 특정된 김모(56)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현장검증에서 상당기간 여성이 살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에서 ‘강간 살인’이라는 자극적인 혐의를 부각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어 남은 사망한 여성과 피의자 가족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취재여건 상 경찰과 검찰의 입장을 옮기기는 쉬우나 피의자의 주장은 상세하게 다룰 수 없지만 지역의 특성은 고려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부인과 엄마를 잃은 유족과 유력한 용의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