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추기(思秋期)’라는 노래가 있었다고 한다. 사춘기(思春期)의 댓말로 쓴 모양인데 재미있는 표현이다.
‘청춘이란 인생의 봄이다’라고 쓴 문필가도 있었다. 전에는 ‘이팔 청춘’이란 말을 썼는데 ‘이팔(二八)’은 16세를 가리키는 말. ‘청춘(靑春)’은 인생의 봄에 비유되지만, 그 유래는 속신과 관련이 있다.
중국에는 각 방위와 계절을 맡은 신이 있다. 동쪽과 봄은 청룡신(靑龍神), 서쪽과 가을은 백호신(白虎神), 북쪽과 겨울은 현무신(玄武神), 남쪽과 여름은 주작신(朱雀神). 청춘은 봄을 맡고 있는 청룡신에서 나온 말이다.
나이로 보면 보통 9세까지는 유아기로 친다. 사춘기는 10세부터 18세까지로 잡는데 10∼14세까지는 사춘기 전기, 15∼18세까지는 사춘기 후기가 된다. 이후 19세부터는 성 성숙기가 시작되어 이른바 어른(성인) 대접을 하는 것이 생물학적 연령이다.
얼마 전 미국과 영국 연구팀은 사춘기를 맞는 유전자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 유전자가 19번 염색체에 있는 GPR54다. 이 유전자에 이상이 있으면 성선 기능 저하증으로 생식기의 발달이 불완전해 사춘기를 맞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의 쥐 실험에서도 입증됐다.
사춘기에는 ‘사춘기병’이라는 것이 생긴다. 쉬이 피로를 느끼고 머리와 배가 아프며 현기증이 인다. 가장 많은 것이 생활 리듬이 깨지는 것이다. 빈혈과 철분 결핍, 기립성 조절장해가 생기기도 한다. 기립성 조절장해는 체격은 커지는데 신경과 혈관의 성장이 미처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자율신경 실조증의 하나.
사춘기 좌절 증후군도 빼 놓을 수 없다. 원인 모를 신체 증상에서 시작돼 등교 거부, 폭력, 비행에 빠지거나 자기 중심적이 되어 모든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특징이 있다. 진행하면 무기력해지거나 어린애 같은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이런 사춘기병이나 사춘기 좌절 증후군을 보일 때 부모가 이해를 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나무라거나 억압하면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요즘엔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들었거나, 곧 겪게 될 남자아이와 여자 아이들를 위한 책도 많다니 다행이다. 부모들 특히 엄마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사춘기 엉뚱한 생각이 워낙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무등일보 주필 김 갑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