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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없는 라면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1963년 ‘삼양라면’이다. 가격은 한 봉지(100g)에 10원이었다. 밥을 최고로 치던 시절이라 처음엔 반응이 시들했지만 조리의 간편함과 특유의 맛으로 점차 수요를 넓혀갔다. 이후 국내 라면시장은 경제성장에 힘입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거듭해 왔다.

2013년 한 해 동안 라면 종주국 일본과 중국은 물론 멀리 미주,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124개 국가에 2억1천552만 달러(약 2천170억원)어치가 수출될 정도로 전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별미 음식이 됐다고 하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라면이 이처럼 국경을 뛰어 넘어 전 세계인의 음식으로 인정받게 된 데는 라면이 가져다 주는 친밀감 때문이다. 라면은 가격면에서나 편리면에서 우리네 서민들을 잘 빼닮은 음식이다. 누구나 먹고 싶으면 손쉽게 먹을 수 있으며, 양분은 별로 없고 열량만 높다고들 해도 가격 대비 만족도가 이만큼 큰 음식도 드물다.

우리의 라면 사랑은 유별나다. 세계라면협회가 지난 5월 7일 발표한 2013년 연간 세계 라면 소비량을 보면 우리나라의 전체 소비량은 36억3천만개로 국민 1인당 74.1개였다. 1인당 평균 4.9일에 1개씩 먹은 셈이다. 국가별 전체 소비량에서는 우리가 중국 462억2천만개, 인도네시아 149억개, 일본 55억2천만개, 베트남 52억개에 이어 5위지만 1인당 소비량은 몇년째 단연 선두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비빔면과 볶음면 등 국물 없는 라면이 전체 라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0년 18.2%에 그쳤으나 올해(1월 1일∼6월 18일) 29.7%로 급증했다고 한다. 반면 이 기간 국물 있는 라면의 매출 비중은 81.8%에서 70.3%로 떨어졌다. 이마트에서도 5월 1일부터 6월 18일까지 볶음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1.7% 늘었다. 이 기간 라면 전체 매출은 오히려 0.7%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볶음면의 성장세 가 두드러진다.

국립환경교육원 자료에 따르면 라면 국물을 물컵 1컵(150㎖) 정도 버릴 경우, 하천 수질 정도로 희석하는데 필요한 물의 양은 무려 9천400컵, 총 1천410ℓ라고 한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라면의 국물을 남기지 말고 다 먹던지 아니면 매운맛의 불닭볶음면이나 불낙볶음면, 또는 비빔면 등 국물 없는 라면을 먹는게 좋을 듯 싶다./무등일보 논설위원  윤  종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