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참여 냉소적, 축제발전 막아
이날 보여진 축제의 모습은 모호한 정체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지리산 뱀사골 지역주민들의 특산품인 고로쇠를 홍보하고 이를 마케팅해 소득으로 연결해 보자는 축제의 목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막상 고로쇠를 채취하는 농가들의 노동력과 힘든 수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축제장에서 판매되는 고로쇠 가격은 모두 정가였다. 농가측에서는 제대로 받을려면 7∼8만원을 받아도 비싼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대체 어떻게 할인행사를 하는 것인지 알수가 없었다.
축제방향도 체험과 참여에 맞춰 다양성을 갖췄다고는 하지만 목적과 성과 없이 형식에 치우쳐 보였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없으니 지나간 행사만 답습하는 꼴이다.
약수제례야 의미가 있다고는 하지만, 가수들을 부르고 경품을 걸고, 공연을 하는데 힘쓰지 말고 고로쇠를 홍보하고 할인해 주고, 이날만큼은 아주 저렴하게 고로쇠를 살수 있다는 동기를 부여하면 어떨까.
축제를 주최하고 주관하는 곳은 산내면발전협의회다. 하지만 막상 행사와 밀접한 것을 따지면 고로쇠 농가들이라 할 수 있다. 왜 고로쇠 축제를 해야 하는지.
지역의 한 인사가 내뱉은 “축제장을 찾았지만 고로쇠 맛도 한번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는 푸념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고로쇠 축제가 형식적이라는 느낌은 힐링걷기대회에서도 나타났다.
축제장 입구 출발선엔 이환주 시장과 주최측 인사, 공무원 몇 명, 모두 10명이나 되려나.
아무리 비가온다고 해도 사진찍는 포즈대회는 아니지 않겠는가.
다음 일정 때문에 바로 행사장을 떠나는 이환주 시장의 뒷모습에, 축제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주최측관계자와 산매면 공무원들의 노력이 아쉬움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