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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젠 그만해라"..단톡방 친구들까지 몰카범 된 사연

-구제할 방법없나?
-'몰카' 범죄 인식 조기교육 절실
-엔번방세대지만..중3학생 몰카범죄 인식결여
-어른들 10대들에게 가해자일뿐...
-"용서로 품어야 한다"

[편집자주] 21일 기사화 되면서 전국적인 큰 파장을 몰고온 남원 A중학교 남학생의 일탈을 들여다봤다.

 

최근 남원지역에서 발생한 '중학생 단톡방' 사건. 이곳에선 동급생 여학생부터 여교사의 외모를 성적으로 비하했다는 소문이 흉흉하게 돌았다.

 

여학생의 신체 일부 사진과 동영상을 수집하기 위해 남원 도통동 모처에서 동급생 남학생들이 또래 여학생들과 술을 마시고, 술취한 여학생을 강제추행하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단톡방에 영상을 올려 영웅담처럼 미화시켰다는 것.

 

심지어 단톡방 남학생들 까지 공모에 영상(범행에 가담했다는 소문까지)을 찍기 위해 여학우를 불러낸뒤 술을 먹여 취하게 만들었다는 말까지 떠돌았다.

 

피해 여학생이 억울함을 가족에게 호소하자, 아는 오빠로 추정되는 고등학생의 '보복폭행'이 자행되기도 했다.

 

화장실 안에서 보복폭행을 당한 가해 학생(가해 학생 부모들은 경찰조사를 지켜보면 진실이 밝혀지리라 확신하고 있다. 다만 언론과 학교 당국에선 피해 여학생과 가해 학생으로 구분했기에 부득이하게 표현함.)은 고막이 손상되는 상해를 입었다.

 

결국 '몰카'가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한 10대의 독단적인 일탈은 단톡방 10명의 친구들을 법적 '공범'으로 옭아맸다.

 

여기까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팩트다.

 

21일 가해자측 한 부모는 타파인에 전화를 걸어 언론에 공개된 기사에 대해 죄송함과 함께 피해 학생과 가족에 대한 사죄의 마음을 거듭 전했다.

 

이어 논란을 일으킨 아들은 "1년전 B군과 단톡방에서 여학생의 성적 비하 발언을 후회하고 있다"며 "B군에게 끝임없이 그만하고 말했으나, 끝까지 설득시키지 못한점에 대해 진심으로 늬우치고 반성하고 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날 또 다른 가해 부모는 "가해 학생으로 낙인된 10명은 성인지감수성이 형성되는 시점의 남학생들로 뉴스를 통해 직·간접으로 '몰카'는 범죄행위임을 인식했을 것이다. 다만 어디까지가 범죄로 오인받을 수 있다는 기준 판단은 어려워, 이번 사건에 자신들의 자녀들이 가해자로 몰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단톡방에 처음으로 사진을 올린 B군은 2019년 만12세때 친구들 10명이 일상의 대화를 나누는 스마트폰 단체대화방(카카오톡·단톡방)에 여학우들의 신체를 몰래 찍어 일방적으로 공유했다.

 

그런 B군에 대해 일부 단톡방 남학생들은 "불법 사진을 올리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중단을 요구했지만, 말을 듣지않아, 피해 여학생 주변인에게 이 같은 상황을 알리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서게 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타파인은 먼저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 까지 교육당국과 경찰의 조사 및 수사 방향을 살펴봤다.

 

학교측은 6월11일 학폭(학교폭력 사건)이 터지자, 진상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불법으로 사진을 수집하고, 보관중인 사건 원인 제공자(단톡방에 2019년 처음으로 공유한 B군)를 확인했다.

 

21일 모 언론사는 당국의 입장이라며 "2019년 동급 남학생 10명이 있는 단톡방에 또래 여학생 수십명의 신체 일부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한 정황을 파악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밝혔다.

 

이날 전북경찰청은 "남원경찰서에 신고가 접수됐고, 최근 이 사건을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배당했다"고 했다.

 

이어 교육당국은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됐고, 학교측이 이를 조사하던중 A중학교 여학생들에 대한 불법 촬영이 '보복폭행'의 원인이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피해 여학생이 가해 학생에게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받아 단톡방에 직접 들어가 본인에 대한 뒷담화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남원교육지원청은 가해자(경찰조사중)들을 '등교 중지' 시켜 피해자와 분리 조치했다. 아울러 이 사건으로 심적 압박감과 불안감을 느끼는 피해 학생들에 대한 심리 치료와 상담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몰카 가해자로 지목된 6명의 남학생들로부터 휴대전화를 수거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중이다.

 

-단톡방에 있던 10명의 학생.
-불법으로 도찰된 여학생들의 신체 일부.
-공범으로 몰리게 된 상황.

 

[편지자주] 제3자의 시선(선입견..그랬을거야)때문에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으로 지역사회가 낙인 찍혀선 안된다.

 

편집자는 이번 사건에 대한 '사실확인'을 하면서 피해를 입은 학생들과 가족들이 겪을 각종 심리적 상황엔 조심스럽다. 다만 억울한 피해자에 대한 구제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남중생의 또래 여학생 불법촬영 사건은 본질적으로 성인지감수성의 개념에 대한 합의된 정의의 결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른들이야, 단순한 논리로 비쳐도 범죄자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음에도 만14세인 단톡방 남학생들에겐 매우 어려운 문제로 여겨지진 않았을까?

 

'그냥 대화방에 있다는 것만으로 '범죄자 낙인'이 성립되진 않았을까?', '또는 보는것 뿐인데~ 큰 문제는 안될꺼야' 했다면...

만약 범죄가 일어나기 그 이전에 가해 남학생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당국과 정부 노력이 있었을까? 교육이 있었는데도 수년간 단톡방에서 범죄라는 인식을 못했다면 남학생들의 문제일까? 사회적으로 '몰카' 인식 전환을 위한 어떤 노력이 있었을까?

 

'몰카'와 '여성 성적비하' 인식 전환 교육은 받지 않아 일어난 일일까?

 

'몰카'의 습성상 가해 학생 부모들이 이를 사전에 발견하기란 어렵다. 학내 교사들초차 단속과 지도과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가 살고 있는 남원에서 철부지 자녀들에게 일어난 일이다. 뉴스에서 처럼 "저놈들 구속시켜야 해~. 용서하면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혀를 찰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그런 이유다.

 

부모들의 입장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분명 몰카는 큰 범죄다. 다만 가해 학생중 원인 제공자 B군은 그냥 평상시 여학생들의 일상을 찍었다. 학내에서 여학우가 할 수 있는 일상을 스스럼없이 몰래 촬영해 보관하는 등 유포했다.

 

여기서  10명중 몇명은 유포된 사진을 보며 성적인 비하에 동참했다. 가해 학생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죄명에 휩쌓이게된 과정을 설명했다.

 

가해 학생측은 B군으로부터 지금까지 불법적으로 도찰된 동영상이나 사진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몇달전 여학생의 짧은 교복치마와 짧은 옷을 입은 여학생의 다리 사진을 받아 인스타그램(SNS)에 올린 것에 대핸 깊히 반성하고 피해 여학생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n번방 방지법'은 2020년 12월10일부터 시행됐다. 이번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B군이 만13세때 재정된 법이다.

 

'n번방 방지법'은 SNS(소셜라이브)에서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촬영한 성착취 동영상을 텔레그램 등 온라인을 이용해 돈벌이로 악용되는 것을 차단하고, 가해자, 2차 가해자, 은폐 가담자 모두 발본색원해 일벌백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하지만, 남원에서 발생한 '몰카' 단톡방 공유는 한 남학생의 독단적 일탈로 시작됐다. 여학생의 신체 일부를 불법적으로 촬영한 사진을 단톡방에 있던 남학우들에게 공유하면서 10명은 범죄를 모의한 공범이 되었다.

 

이번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가해 학생측 부모들은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을 타파인에 전했다. "죽고 싶다. 아이가 받을 충격에 더 걱정된다며 통곡했다"

 

기사가 사실을 근거한 내용 일지라도, 가해 학생으로 지목받는 측 입장에선 억울함이 발생할 수 있다는점 이젠 조금은 공감한다. 가해 학생 부모들은 B군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모든 사건은 항상 아쉬움이 상존한다. 가해자 측으로 몰린 부모들이 더 일찍 공개적으로 해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해명은 진실해야 한다.
논란으로 시작된 '몰카'는 언론을 통해 사실로 증명됐고,  그 사실 속에서도 억울한 가해자(피해자)가 발생했다면 '사실확인'은 필요했다. 가해 학생 부모 입장에서 글을 써내려가는 이유다.

 

행여 편집자의 주장이 옳지 않다면 이해바란다. 나도 두딸을 가진 아빠의 심정에서 이 소식을 접했을땐 분개했다.

 

반면 걸려온 전화에서 가해 학생들의 일탈과 피해 학생에 대한 가해 정도를 들을 수 있었다. 가해 학생 부모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보단, 시민들이 납득할만한, 동의할만한 사정을 찾을 수 있었다.

 

가해자로 지목받고 있는 대부분의 남학생들은 성별 간의 차이를 단톡방에서 나눈것을 범죄로 인식못했다. 친구들과 일상 생활 속에서 성적 농담이 범죄가 될지도 몰랐다.

 

이런 학생들을 처벌해야 할까?

고민이 많아졌다. 기자 시절 인연을 맺은 기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렸다. 피해 학생의 숫자는 조사중이니, 특정하지 말아달라고~ 가해 학생 부모가 된 심정으로 접근했다.


가해 학생 부모 입장에선 자녀들이 일순간의 일탈로 사회적 '나쁜 아이'로 낙인되는걸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 마찬가지로 피해 학생과 부모들은 쉽게 용서가 안 될 대목이다.

 

취재를 종합해보면, 몰카는 사실이었다. 허나 소문처럼 강제적으로 영상을 찍기 위해 11명의 남학생들이 뉴스에 나오는 일진처럼 조직적으로 돌아가며 행동하진 않았다. B군이 올리는 사진에 외모와 성적으로 이른바 '뒷담화'에 동참했다. 또 소문처럼 몰카를 위해 범행 대상을 물색해 공원에서 술을 마시는 등 탈선은 없었다. 분명한건 조사를 해보면 밝혀지리라 본다.

 

이들 남학생 대부분은 집에서는 착한 '우리 아들'이었고, 학내에서 모범적인 학생들이었다. 10대들이 이성을 바라보는 인식교육이 부족한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처벌보다 용서로 자식처럼 품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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