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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인권'...정동영 "종로 고시원에 고시생은 없었다"

고시원 일용직 노동자들의 삶의 터전
18명 사상자 낸 국일고시원 같은 곳이 종로에만 50곳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소방안전에 취약한 다중시설에 대해 국가 지원으로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을 설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 현장을 찾은 뒤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종로 고시원에 고시생이 없었다. 고시원은 일용직 노동자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일용직 노동자들은 이름은 고시원이지만, 실제로는 쪽방인 이곳에서 한 달에 30만 원을 내고 먹고 자고 씻으며 주거생활을 영위해왔다"고 비통해 했다.

그는 이어 "고시원은 불과 바닥면적 40평짜리 공간에 합판으로 칸막이를 하고, 사람 하나가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좁은 ㅁ자형 통로에 한 평짜리 작은 공간을 2층에 25개, 3층에 29개 방을 배치했다. 이 한 평짜리 공간은 작은 침상 하나와 각종 소지품을 겹겹이 쌓아놓은 마치 누에고치 집 같은 주거공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시원은 학습자가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숙박 또는 숙식을 제공하는 장소이며, 어느 순간부터 고시생이 아닌 일용직 노동자들로 채워졌다.

참사 뒤 고시원 출입구 앞에 마련된 식탁에는 숨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꽃다발과 과일 등이 놓여있었으며, 손바닥 크기의 집 모형 옆에는 '집은 인권이다'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이 문구는 소득수준에 따라 가장 기본적인 안전에 대한 권리까지 차별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18명의 사상자를 낸 국일고시원 같은 곳이 종로에만 50여 군데 있고, 한 고시원에 50실씩 잡으면 2500실, 약 2500여 명이 종로 고시원 쪽방에 거주하고 있다.

소방당국 역시 50여 개 고시원 가운데 약 30여 개 고시원이 스프링클러가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으며, 이 고시원 쪽방촌 난민들은 스프링클러도 없는 소방 무방비 상태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2009년 소방법 개정으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가 됐지만, 개정 이전에 사용승인이 난 건물은 모두가 소방 무방비 상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시재생이나 뉴딜이니 하는 화사한 용어보다 더 화급한 것이, 겨울철 화재 안전으로 부터 이들을 지켜내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각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쪽방 고시원 여관, 노래방, 단란주점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이러한 시설에 대해 국가의 대대적인 지원으로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 시설을 설치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