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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총 국가관리 그 후

 

남원을 대표하는 정신문화가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아마 세 가지가 정도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춘향전을 배경으로 한 ‘사랑’ 이고, 또 하나는 만인의총이 있게 한 ‘호국’,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김주열 열사와 이석규 열사가 태동시킨 ‘민주’ 정신이다.

사랑과 호국, 그리고 민주 정신은 남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리는 아주 중요한 정신적, 문화적 기반이라 할 수 있다.

춘향정신의 경우는 현재 남원시 관광사업의 근간이 돼 도시를 대표하고 있다.

광한루원이 있고, 춘향제가 있으며 사랑의 도시로서 전국적인 이미지를 마케팅 한다.

그러나 나머지 호국정신(만인정신)과 민주정신은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김주열 열사와 관련된 민주정신은 남원의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대표적 정신문화인데도 아직 뚜렷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서 순직한 민관군 1만의사를 모신 만인의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호국정신의 모태인데도 남원시가 대하는 태도는 그리 적극적이지 못하다.

만인의총에 묻혀 있는 사람들은 당시 외부에서 온 군인들과 명나라 원정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남원에 연고를 둔 병사들과 주민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만인의총은 남원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사적 제272호로 지정된 만인의총은 그동안 전라북도가 관리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5월 국가관리(문화재청)로 전환됐다. 오랫동안 국가관리를 주장해 온 남원시민들의 숙원이 해결됐지만 그 뒤 관리주체만 바뀌고 만인의총은 다시 그저 그런 역사유적의 하나로 되돌아가는 듯하다.

남원시는 국가관리라는 목적을 관철시켰으니 이제 할 일은 다 했다는 듯 만인의총에 대해 무신경해 보인다.

올해는 정유재란 7주갑이다.

1갑자를 60년이라고 하는데 정유재란은 1597년 정유년에 일어났다. 정유년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60년에 한 번씩인데, 다음 정유년은 60년 뒤인 2077년이다.

의미를 부여하면 큰 일 인데도 남원시는 무신경하듯 올해를 보내고 있다.

다행히 민간에서 만인의총과 남원성 전투를 재조명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체면치레는 하고 있다.

만인의총이 국가관리로 전환됐다고 할 일을 다 한 것이 아니다. 이제 다시 새로운 시작을 가져야 한다. 만인의총에 대한 수많은 마케팅을 개발하고 진화시켜야 한다. 국가관리 전환은 이를 위한 아주 좋은 텃밭이다.

만인의총은 남원정신의 또 다른 근간이자 제2, 제3의 관광자원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