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메뉴

[기획]부서진 벽돌 하나에 19만원…상상을 뛰어 넘는 중고사기

인터넷을 통한 중고거래 사기 문제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플랫폼의 출현으로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사기 피해가 크게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예방책이나 피해보상은 요원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최대 중고거래 커뮤니티의 다양한 피해사례를 통해 문제점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 17일 국내 최대 중고거래 카페를 이용하던 A씨가 8만여원에 구입한 스마트폰 대신 도착한 물건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카페에 올린 글 갈무리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사기 피해를 입는 유형은 다양했다.

판매자가 배송비 등을 핑계로 처음 이야기했던 가격보다 터무니없는 웃돈을 추가로 요구하는 경우는 애교일 정도다.

또 파손된 물건이 도착했을 때는 판매자 책임인지, 배송과정이 문제였는지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은 피해는 구매대금을 입금하고도 물건을 받지 못한 사례였다.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물건을 보냈지만 차일피일 대금을 입금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가장 황당한 것은 판매 물건과 전혀 다른 물건을 보낸 경우다.

실제 이달 13일 늦은 오후 A씨는 국내 최대 중고거래 카페에서 중고스마트폰을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판매자에게 연락했다.

제품을 개봉한 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인데 시중가격(20여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판매자에게 문자로 문의하자 빠른 답변이 이어졌다.

제품사양은 작성한 글대로 개봉 후 사용하지 않았고 케이스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택배는 착불로 배송된다고 덧붙였다.

문의를 시작한지 2시간도 되지 않아 판매자에게 8만3,000원을 입금하는 소외 ‘쿨’거래였다.

▲지난 17일 국내 최대 중고거래 카페를 이용하던 A씨가 8만여원에 구입한 스마트폰 대신 도착한 물건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카페에 판매자와 주고 받은 문자를 공개했다./화면 갈무리

판매자는 택배를 보냈다며 다음날 송장을 찍어 A씨에 전송했다.

그러나 도착한 물건은 개봉 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스마트폰이 아닌 청테이프로 묶인 물이 든 페트병 2개였다.

A씨가 당한 사기 유형은 상당히 유명(?)한 편이다.

지난해 12월 A씨가 이용하던 카페의 한 사용자는 19만원여를 주고 스마트폰을 샀지만 받은 것은 부서진 벽돌이었다.

또 처음 설명에 없던 하자 있는 물건을 보내는 경우도 만만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소위 직거래라는 방식으로 직접 만나 거래를 하자고 하면 거절하는 사례가 많다.

또 구매자 또는 판매자가 장거리를 이동하면서 물건을 사거나 팔려고 해도 막상 약속시간이나 장소에 상대방이 나타나지 않아 불발에 그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지난해 12월께 국내 최대 중고거래 카페를 이용하던 한 회원이 19만원을 주고 구입한 스마트폰 대신 도착한 물건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카페에 올린 글 갈무리.

더구나 억울하게 사기사건 피의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판매자와 다른 상품을 사고 싶은 구매자 사이에서 차액만 챙기는 수법이다.

예를 들어 B씨가 10만원에 판다고 글을 올린 뒤 이보다 저렴한 물건을 파는 C씨에게 접근해 계좌번호를 받고 난 뒤 B씨의 물건을 사겠다고 나서는 D씨에게 C씨의 계좌번호를 알려주는 것이다.

D씨는 사기방지정보서비스에 C씨의 계좌번호를 조회해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와 입금하게 된다.

입금을 확인한 B씨는 C씨에게 연락해 마음이 바뀌었다고 환불을 요청하거나 실수로 돈을 더 입금했다며 차액을 돌려받아 버리고는 모두 연락을 끊는다.

물건을 받지 못한 D씨는 B씨가 아닌 계좌의 주인인 C씨를 신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구매자인 동시에 판매자 역할하면서 두 사람을 농락한 B씨를 붙잡기도 쉽지 않다.

이처럼 중고거래 사이트나 카페를 이용하면서 다양한 수법으로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지만 구체적인 보상방법은 요원하다.

대부분의 중고거래 사이트나 카페들이 하나 같이 자신들은 통신판매 중개자일 뿐 통신판매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피해에 대해 ‘면책’을 고지하고 있다.

국내 최대 중고거래 카페를 이용하는 이모(41)씨는 “중고거래 사이트나 카페들이 오랫동안 중고거래 콘텐츠를 운영했거나 안전장치가 있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막상 사기 피해를 당하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회원정보에 접근이 쉬운 운영진 측에서 모니터링만이라도 강화한다면 사기 피해가 훨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필 사진
기자

공정한 뉴스로 소중한 제보에 보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