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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삼삼오오 모이면 서남대 얘기로 뒤숭숭
새 정권 출범에 지지 보냈는데, 실망과 허탈 커
교육부의 서남대 폐교 수순이 전해지자 남원시역사회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허탈과 분노에 이어 당장 정권을 잡은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이번 교육부의 판단은 남원시민을 비롯해 전라북도민의 염원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다”며 “특히 교육부가 특별한 규정이나 법 없이 이홍하 전 이사장이 횡령한 333억원을 보전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폐교수순을 밟기 위한 변명에 불과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남원시의회도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데 대해 자괴감을 토로했다.
이석보 남원시의회 의장은 “남원시민들은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전북도민과 남원시민 대다수가 새로운 정부를 염원했고, 또 지지했는데 결과가 이런 것이냐”며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답할 때다”라고 항변했다.
서남대정상회대책위원회는 울분과 분노에 휩싸였다.
그동안 수없이 노력한 정상화 염원이 결국은 교육부의 기만에 놀아났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육부가 뒤에는 폐교를 감춰두고 앞에서는 자신들도 열심히 정상화에 노력하는 듯 위선적인 행동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정린 공동대책위원장은 “정상화계획서 반려 뒤의 절차가 폐교인데, 폐교수순에는 횡령금을 안 갚아도 되는 규정들이 있다. 이는 결국 교육부가 비리재단을 보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 “교육부가 지금껏 전북도민과 남원시민을 기만하고 우롱했다”고 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 모든 역량을 기울여 김상곤 교육부장관 퇴진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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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가 걱정”… 서남대 율치마을
서남대가 폐교되면 가장 큰 피해는 학생들과 교수, 교직원들이다.
의대 정원은 도내 전북대나 원광대로 분산될 거라는 예측과 함께 재학생은 타 대학 편입학이 가능하다. 그러나 200여명에 이르는 교직원들은 당장 실직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남원지역경제에도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2일 서남대와 바로 이웃하고 있는 남원시 향교동 율치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던 회생의 기회가 박탈되자 허탈함에 앞날부터 걱정했다.
이 마을은 서남대가 들어서기 전에는 60호의 작은 자연마을이었으나, 1990년대 서남대가 들어서면서 학생들의 자취와 하숙을 위해 마을 곳곳에 자취방과 원룸이 들어서 250여세대까지 늘어는 등 융성했다.
하지만 지금은 1,000여실에 이르는 원룸과 하숙집의 공실이 60%에 육박해 마을이 급속히 퇴색했다.
처음만 해도 주민들은 지역발전에 큰 기대를 걸었다.
이 마을 박병오(67) 통장은 “한때 서남대 학생들이 8,000여명에 이르러 우리마을뿐만 아니라 시내권까지 방이 차고, 소비활동이 많아져 가게를 내고 집을 짓는 등 경기부양에 따른 경제활동이 농사에서 임대업으로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홍하 전 이사장의 비리가 터지고 학내 분규와 재정적 어려움이 겹치면서 학생이 급감, 마을이 황폐화되다시피 변해버렸다.
서남대 폐교는 비단 율치마을만의 일이 아니다.
남원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현재 서남대에 재학중인 학생 1,000여명과 교수, 임직원 250여명이 남원을 빠져 나간다고 가정할 때 지역경제활동에 직격탄이 예상된다.
실례로 대학생이 많이 찾는 유흥 및 번화가인 도통동의 경우, 각종 퓨전 음식점과 유흥주점이 당장 매출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곳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명수씨(49)는 “남원에서 장사를 하게 된 것은 서남대를 일정부분 염두에 둔 점도 있었다”며 “지금도 서남대 학생수가 줄어 여러 가지 힘든 점이 많은데 서남대가 폐교된다면 당장 문 닫을 곳이 여러 곳 일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