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봉고원가야 기문국과 말 이야기
가야의 나라는 철의 왕국으로 불린다. 그 철로 만든 칼과 창을 들고 말을 탄 전쟁무사가 가야의 상징처럼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가야 철의 이야기는 수많은 제철지의 발굴과 연구로 여기저기에서 세상을 향하고 있다. 특히나 최근의 운봉고원가야 기문국의 철 이야기는 1500여 년 동안 잠자고 있던 타임캡슐을 열었다는 평이 많다. 그런데 이처럼 가야나라 국력의 상징인 철과 나란히 했던 말의 이야기는 거의 없다. 다만 고분발굴에서 수장자의 매장품으로 발견된 말뼈와 발굽편자, 말 재갈, 발걸이 같은 말 용품들이 가야시대 말의 이야기를 대변할 뿐이다. 운봉가야 기문국의 철과 말은 씨줄과 날줄이다. 그 두 문화의 융합은 2세기 동안 기문가야가 가졌던 국력의 상징이었다. 기문국의 말은 몇 마리정도였을까? 먼저 말의 사육환경을 살펴볼 일이다. 말은 초식동물이다. 풀이 주식이고 그밖에 농산부산물이 사료로 이용된다. 봄부터 가을까지 운봉고원의 풀은 말 사육에 필요한 최고의 품질을 가진다. 고냉지의 환경이 풀을 그렇게 만들고 여기에 겨울이면 기문국의 식량을 내어 주었던 밭작물의 찌꺼기인 농산부산물과 건초가 말 사료로 최고였다. 사계절 내내 말먹이의 확보가 가능한 지역에다가 소금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