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에서 가야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분 유적이 발굴돼 학계와 지역사회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그간 발굴조사 성과를 알리고 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공유하는 현장설명회가 개최된다.
이번 발굴조사는 국가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남원시가 추진하고, (재)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수행하였다. 조사 대상은 유곡리·두락리 고분군 내 20호분과 24호분으로, 가야시대 지배계층의 상징물인 통형기대와 은장 마구류 등이 출토되어 주목된다.
고분의 규모는 봉분 직경이 약 20m 내외로, 특히 24호분에는 주위를 둘러싼 주구(도랑) 시설이 확인됐다. 봉분 축조는 토제, 구획 성토, 토괴 등 고도의 축조 기술이 동원되었으며, 매장시설은 수혈식 석곽묘(竪穴式 石槨墓)로 조성되었다. 내부에는 시신을 안치하고 유물을 배치한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출토 유물로는 기대(그릇받침), 유개장경호(뚜껑 있는 긴목항아리), 단경호(목짧은 항아리) 등의 토기류와 함께, 은으로 장식된 재갈(판비), 운주(말띠꾸미개), 행엽(말띠드리개), 안교(말안장), 교구(말띠고리) 등 정교한 마구류가 출토됐다. 특히 ‘은장심엽형 행엽’은 전북지역 가야 고분 중 최초 출토 사례로, 가야 문화의 확산과 지역적 특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또한 24호분 주구에서는 통형기대가 출토되어, 당시 지배층의 상징과 제의적 성격을 보여주는 단서를 제공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조사된 20호분과 24호분이 6세기 전반경에 축조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북 동부지역 가야 고분의 구조와 장례문화를 밝히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남원시는 “이번 발굴조사를 기반으로 고분군의 체계적인 보존·정비를 추진하고, 향후 봉토 복원과 수목 정비 등을 통해 고분군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널리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