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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남대 문제에 이어 ‘시립김병종미술관’ 명칭문제가 지역사회에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당초 2013년 사업이 시작되고 수년이 지났지만 김병종 이라는 미술관 명칭이 요즘처럼 시민사회에 회자된 적은 없었다.
미술관 명칭 논란은 최근 2∼3개월 사이에 불거졌다.
최초 이 문제는 미술계 일부에서 ‘시립미술관에 개인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촉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원시와 미술계 인사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처음 문제 제기에 나선 곳은 남원출신 J모 작가와 주변 사람들이다.
이들은 시립미술관에 생존작가의 명칭을 붙이고, 더구나 개인미술관처럼 운영하는 것이 말이 되냐며 당장 명칭을 바꾸라고 주장했다.
논쟁은 남원시공무원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불이 붙었는데 6월과 7월 2개월 사이에 십수건의 비판글이 올라오고 댓글도 수십개가 달리는 등 뜨거운 이슈가 됐다.
이 같은 지적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고 또 시의회에서 미술관 관장실 용도변경이 도마에 오르면서 전장은 시민사회로까지 확대됐다.
급기야 남원시는 최근에 보도자료를 내 미술관 사업계획 당시 상황과 과정을 설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민사회로 번진 불신과 의혹은 좀처럼 걷히지를 않고 있다.
더구나 이제는 남원시가 국비와 시비가 들어간 시립미술관을 개인에게 내줘 향토작가와 시민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쏟아지는 형국이다.
(다음은 남원시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게시된 김병종미술관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미술계와 시민단체의 성명서 내용이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건립을 비판한다
작성자: 직접민주주의 시민남원/ 7월 31일
시립미술관을 개인 기념관으로 전락시키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건립을 비판한다.
2013년부터 추진되어 온 이 미술관의 건립에는 모두 38억 원이 들어간다. 이 가운데 14억원은 국비이며 19억원은 시비, 5억원은 특별교부세다. 말하자면, 이 재정은 모두 국민의 혈세인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 혈세로 설립되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것이 과연 시민과 문화예술인을 위한 공공 미술관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명칭 문제가 심각하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라는 명칭은 남원시가 김병종 작가를 기념할 목적으로 건립한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남원시가 설립하는 공공 미술관에 마치 한 작가의 기념관으로 오인될 명칭을 부여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미술관 운영 계획을 살펴보면 이 같은 우려는 더 커진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는 모두 3개의 전시실이 들어선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전시실은 김병종 작가의 그림을 상설/기획 전시하며, 다른 하나의 전시실은 김병종 작가의 문학 관련 작품을 전시한다. 나머지 하나의 전시실만이 지역작가들에게 개방될 뿐이다. 김병종 작가의 작품이 공공 미술관을 거의 독점한다는 점, 문학관이 아니라 미술관임에도 불구하고 김병종 작가의 문학 작품이 전시된다는 점, 이 때문에 남원 시민들과 지역작가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졌다는 점 등을 생각하면 이 미술관이 개인 기념관인지 공공 미술관인지 헷갈릴 정도다.
게다가 최근에는 관장실 용도를 변경해서 김병종 작가의 작고한 아내를 위한 문학전시실을 만들겠다고 하여 논란이 일어난 바, 황당했던 그 시도를 보면 미술관이 거의 사유화되는 지경이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38억 원을 들여 공공 미술관을 건립하면서도 시민들과 지역 작가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미술관은 지역인들에게 축복이 되어야 한다. 지역 작가들에게 창작 및 발표의 기회를 제공하고, 참신하고 알찬 전시회를 통해 남원 시민들에게 문화적 향유의 기쁨을 안겨 주고, 지역민들을 위해 다양한 미술 강의 및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술관의 목적과 운영에 관해 초기부터 지역 미술인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어야 한다. 하지만 미술관 건립이 2013년부터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남원시는 단 한 번도 이 미술관의 목적과 운영에 관해 지역민들과 상의한 적이 없었다. 이런 비민주적 폐쇄성이 결국 공공 미술관을 한 개인의 기념관 수준으로 전락시킬 위기를 불러온 것이다.
남원시립미술관으로의 건립이 맞다
작성자: 남원미술인발전위원회/ 7월 29일
공공미술관인 시립미술관을 건립하는데 있어 남원시민 및 문화예술인들의 여론수렴 및 공청회를 개최하지 않고 파행적으로 미술관건립을 진행하였으므로 이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건립의 당위성이 떨어진다.
국비와 시비로 건립되는 시립미술관 명칭을 칭하는데 있어서「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공공 시립미술관이 아닌 개인미술관적인 성격을 내포하고 있어 시립미술관 명칭으로는 부적합하다.
김병종 작가는 현직교수이며 중견작가로 국내화단에서 아직 국비로 미술관을 건립하여 줄 수 있는 작가로 검증이 되지 않은 작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건립이 계속 추진된다면 국민의 소중한 혈세로 개인의 특혜성 미술관을 건립해주는 폐단이라 하겠다.
김병종 작가 개인을 위한 미술관을 건립하기보다는 남원시민들과 남원시를 연고로 하여 활동하여왔고 활동해나갈 지역작가들을 위한 시립미술관으로 건립되어야 한다. 이로써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아닌 「남원시립미술관」으로 건립이 추진되어야 한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으로 건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남원시의 계획은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특혜성시비에 휘말릴 요소가 다분하다. 일부 여론을 선동하여 당초의 건립목적을 이루려는 남원시의 발상은 중단 되어야 한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의 시설현황을 객관적 시각으로 판단 할 때 미술관이라기보다는 문학관의 성격을 띠고 있는 양상이다. 미술관의 특성에 맞는 시설이 재정비 되어야 할 것이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국비와 시비가 38억이 소요되는 공공사업이나 운영조례를 볼때 차후에 개인미술관처럼 운영 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로써 운영조례의 계정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