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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리 열풍












한국광고협회가 6월 베스트 방송광고(CF)로 '으리의 김보성'편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광고회사 코마코가 기획한 이 광고는 '으리∼ 으리∼'란 유행어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김보성의 최근 유머 광고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다는게 선정위원들의 평가다. 베스트 방송광고는 전달에 방송된 TV광고 가운데 시청자들의 온라인 투표와 광고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 심사를 거쳐 매월 선정한다.

지난 5월 7일 유투브에 공개된 '으리' CF에서 김보성은 느닷없이 쌀가마니를 후려치며 "“탄산도 카페인도 색소도 없다. 우리 몸에 대한 으리”를 외치더니 모든 단어에 ‘으리’를 집어넣기 시작한다. 이어 "아메으리카노(아메리카노)"와 "에네으리기음료(에너지음료)"를 뺏으며 "전통의 맛이 담긴 항아으리(항아리)!" "신토부으리(신토불이)" "으리집 으리음료(우리집 우리음료)’를 들이댄다. 마지막으로 "마무으리(마무리)"라며 "이로써 나는 팔도(광고주)와의 으리를 지켰다. 광고주는 갑, 나는 으리니까(을이니까)!"라고 비장하게 외친다.

김보성의 '으리' CF는 인터넷 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네티즌들은 김보성과의 ‘으리’를 지켜야 한다며 식혜를 사먹기 시작했고 광고 방영 직후 한때 비락식혜 편의점 매출이 70%까지 올랐다고 한다. 김보성은 다른 광고에서도 변함없이 ‘귀거으리(귀거리)’, ‘목거으리(목거리)’, ‘악세사으리(악세사리)’, ‘윗도으리(윗도리)’, ‘아랫도으리(아랫도리)’를 외쳤고, 네티즌 사이에선 으리를 집어넣어 패러디 만들기 열풍이 이어졌다. ‘독도는 으리(우리)땅’, ‘레으리잇…고(렛잇고)’, ‘모나으리자(모나리자)’, ‘롯데으리아(롯데리아)’, ‘너구으리(너구리)’, ’파으리바게뜨(파리바게뜨)‘, 이런 식이다. 6·4 지방선거에서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등이 의리를 강조하며 ‘의리 후보’라고 주장했다.

'의리 빼면 시체'인 김보성이 의리를 외친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1990년대부터 초지일관 의리를 외쳐온 ‘싸나이’였는데 그에 대한 반응은 냉랭했다. 그런데 왜 2014년에 갑자기 사람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 걸까?

침몰하는 세월호를 버리고 도망친 선장에게도,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던 정부인사에게도 승객과 국민에 대한 의리를 찾아보기 힘든 시점에서, 국민들은 문을 박차고 들어와 날 구해줄 의리남(男)에 열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무등일보 논설위원 윤 종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