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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덩어리로 남나…대법 “남원시, 모노레일 대주단에 405억 배상” 확정

하루 이자만 약 1,440만 원, 멈춘 시설 위에 쌓이는 재정 부담

(남원=타파인) 이상선 기자 = 멈춰 선 관광시설은 흉물이 됐고, 시간은 곧 돈이 됐다.

 

전임 시장 시절 체결된 민간개발 협약의 무효를 주장하며 배상을 거부해 온 남원시에 대해 대법원이 400억 원대 대출 원리금 배상 책임을 확정하면서, 남원시 재정에는 하루 1,440만 원씩 이자가 쌓이는 ‘초시계 부담’이 현실로 다가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9일 금융기관들로 구성된 대주단이 남원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남원시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남원시는 대출 원리금 405억 원과 지연 이자를 포함한 막대한 재정 부담을 떠안게 됐다.

 

복수의 남원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기준 하루 이자만 약 1,440만 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분쟁은 남원시가 지난 2017년 광한루원 일대에 모노레일과 짚라이어 시설을 설치하는 ‘남원관광지 민간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남원시는 2020년 민간사업자 A사와 실시협약을 체결했고, 대주단은 이 협약을 근거로 A사에 총 405억 원을 대출했다.

 

갈등은 시설 준공 이후 본격화됐다. A사는 2022년 6월 시설을 완공한 뒤 기부채납과 사용·수익 허가를 요청했으나, 새로 취임한 최경식 시장 체제의 남원시는 특정감사 등을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후 경영난에 직면한 A사가 협약 해지를 통보하자, 대주단은 “협약에 따라 남원시가 대체시행자를 선정하거나 대출 원리금 상당액을 배상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남원시는 해당 협약이 지방재정법상 투자심사를 거치지 않았고,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이 금지하는 ‘조건부 기부채납’에 해당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분쟁은 민사소송이 아닌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모두 남원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투자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 체결된 행위의 대외적 효력까지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용·수익 허가를 지연해 분쟁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것은 남원시”라며 대출 원리금 전액에 대한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이 사건은 제3자인 원고들이 협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분쟁의 실질이 손해배상액 산정에 국한돼 민사소송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또 “협약에 따른 배상액이 남원시에 부당한 압박을 가할 정도로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상액 감액 주장도 배척했다.

 

현재 남원시는 약 550억 원 규모의 재정 대응 여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건은 ‘시간’이다.

 

가동이 멈춘 모노레일과 짚라이어 시설은 수익을 내지 못한 채 존치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하루 약 1,440만 원씩 불어나는 이자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의 재정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판결은 민간투자사업에서 행정의 판단 지연과 절차 관리 실패가 어떤 재정적 대가로 되돌아오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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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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