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금지면 입암마을 ‘입암새마을구판장’이 요즘 마을주민들에게 인기다.
깔끔해진 실내에서 원두커피를 마시며 전축 레코드를 들을 수 있고, 라면도 끓여주는 데다 간단한 안주로 술한잔도 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수년동안 문을 닫았던 구판장이 다시 장사를 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라고 한다.
구판장은 입암마을 공동 소유인데 그동안 운영할 사람이 없어 방치돼 왔다.
그런데 지난 2월 마을주민 박수정(53·여)씨가 운영권을 맡으면서 거의 탈태환골 수준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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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구판장의 낡고 지저분한 인식을 걷어내기 위해 실내를 카페처럼 깔끔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박 사장은 자신의 보물 1호인 전축과 레코드판을 가져다 놨다.
집에서 쓰던 커피머신도 싱크대 옆에 설치했는데, 문을 연지 채 두 달이 안 돼 구판장은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이 됐다.
입암마을은 금지면에서 가장 큰 마을로 80여세대에 3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들은 주로 시설하우스와 포도, 복숭아 등을 재배하고 있는데 약 30% 정도가 젊은층으로 구성돼 다른 마을보다 활력이 넘친다.
하지만 그동안 구판장이 문을 닫은 바람에 주민들이 이용할 만남의 장소가 없어 불편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커피든 술한잔이든 서로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돼 주민들이 누구나 반기고 있다.
구판장 주인 박수정씨는 “처음 이 마을에서만 수십년을 사신 할아버지가 저한테 ‘지저분하기만 했던 구판장을 이렇게 도시에서나 볼수 있는 카페로 만들어줘 너무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마음의 여유를 즐길 수 있고 이렇게나마 마을주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이 이 또한 즐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