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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기사] 남원 탄저병 사과, ‘사과즙’으로 둔갑해 유통 의혹

“썩은 사과가 즙이 되어 누가 마셨나”
가열해도 독소 남아…건강위협 ‘심각’
농가-가공업체-유통 전 단계 구조적 허점 드러나

(남원=타파인) 이상선 기자 = 남원지역에서 발생한 탄저병·곰팡이 감염 사과가 사과즙 원료로 흘러들어갔다는 제보가 잇따르며 충격을 주고 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사진을 전문가들에게 보여주자, 24일 사과 재배·병해 전문가들은 “이 정도 병반이라면 이미 과육 전체가 진균 독소에 깊숙이 오염된 상태로 봐야 한다”고 일제히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곰팡이균은 겉보다 속으로 더 깊게 자라며, 눈에 보이는 병반이 10이라면 실제 내부 오염은 30~50 수준에 이를 정도로 심각해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하며, "가축 또한 미코톡신 중독 위험이 있어 가축 사료로 사용하는 것조차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본지가 확인한 사진 속 사과들에는 ▲검은 원형 반점 ▲함몰·갈변된 조직 ▲깊은 내부 부패가 넓게 퍼져 있다.

 

이는 대표적 곰팡이성 병해인 사과 탄저병(Colletotrichum spp.), 또는 흑색부패·겹무늬썩음병 병반과 일치한다.

한 농장주는 “이 정도면 과육 깊숙이까지 균사가 퍼졌고, 독소는 이미 사과 전체에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탄저병·곰팡이 감염 사과에서 생성되는 미코톡신(Mycotoxin) 은 100℃ 이상 끓여도 분해되지 않는 것이 핵심 문제다.

 

즉, 사과즙·주스·발효액·청·식초·와인으로 만들어도 독소는 그대로 남는다.

 

농가가 병반만 도려내고 가공업체가 고온 농축을 하더라도 독소는 제거되지 않는다.

 

취재 결과 특정 농가에서 지난 9월께 탄저병 사과를 “겉만 상했을 뿐, 가공용은 괜찮다”는 인식 아래 저가 가공용으로 납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과 농장주는 “가공용 사과에 외관 불량품을 쓰는 건 업계 관행일 수 있지만, 이번처럼 탄저병이 걸린 사과를 즙으로 내리는 일은 양심상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의 사과즙 대부분은 OEM 방식(위탁 생산) 으로 제조된다. 판매 브랜드는 A 농원인데 제조는 B 가공업체, 원료 사과는 C 농가에서 들어온다.

 

이 때문에 누구도 원료 안전의 책임을 명확히 지지 않는다. 이런 책임 공백이 썩은 사과 → 사과즙으로 이어지는 핵심 원인이다.

 

현재 제도에는 가공용 사과의 품질 기준도 없고, 곰팡이독소 검사 의무도 없으며, OEM 생산 과정의 투명성 확보 의무도 전혀 없는 상태다.

 

결국 부패 사과가 사과즙 원료로 들어가도 막을 장치가 단 하나도 없다.

 

식품안전 전문가들은 “썩은 사과가 사과즙으로 둔갑하는 것은 업계 구조적 문제이며, 원료 검사 의무화를 하지 않는 한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미코톡신에 오염된 사과는 예외 없이 전량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탄저병 사과는 절대 식용·가공용으로 사용돼서는 안 되며, 전량 폐기만이 유일한 정답”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남원에서 확인된 대량 탄저병 사과는 사과즙·발효액·주스 등 어떤 형태의 가공품으로도 만들어져서는 안 되며, 이러한 부패 사과의 가공·유통은 명백한 식품안전 위반이자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다.

 

본지는 관계 기관에 즉각적인 원료 유통 조사와 가공업체 실태 점검을 강력히 촉구한다.

프로필 사진
이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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