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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추락하는 남원...정치인은 승승장구

①정치인 홍보수단으로 전락한 공공의대

20대 국회에서 전북 남원은 몰락과 쇠퇴의 시기를 보냈다.

 

시민들의 희망이었던 공공의대법은 국회 문턱도 넘지 못하고 폐기됐으며, 주민들의 마음을 흔들어놨던 해외기업 1조원 투자를 비롯한 하림 투자 등 모두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특히 선거를 거치면서 지역이 사분오열된 뒤 4년 내내 분열을 거듭하는 동안 주민들의 삶은 황폐해졌고 남원의 위상과 역량은 점점 위축됐다.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무소속 길을 걸으며 정치적 고립을 자초하며 지역의 큰 현안을 풀어내지 못했다.

 

타파인은 20대 국회 4년 동안 남원에 대해 되돌아봤다.

 

◇ 몰락의 신호탄 서남대 폐교...학교 망하니 지역 경제도 덩달아 곤두박질

남원의 백년대계와 경제 한 축을 담당했던 서남대학교가 2008년 2월28일 폐교됐다.

 

서남대의 폐교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닌 8년 전부터 매년 부실대학으로 선정되면서 몰락을 예고했었다.

 

폐교를 예고한 서남대는 부실대학 중 의대를 가지고 있어, 서울시를 비롯한 기업 및 대학 등 여러 곳에서 인수를 시도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립대 산하 의대를 설립하기 위해 서남대 인수에 뛰어들었으며, 부영그룹을 비롯한 삼육대, 부산 온종합병원 등도 서남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인수 조건이 좋아도 정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것.

 

당시 이용호 의원은 ”정치권의 협력으로 서남대를 지켜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너무나 무기력하게 교육부의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서남대는 폐교됐다.

 

서남대 폐교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은 비리 사학의 주범 이홍하의 가족이다.

 

서남대 폐쇄 명령 통지로 인해 학생들의 등록금을 편취한 이홍하의 횡령금 330억원이 탕감됐으며, 1000억여원의 막대한 교육재산은 이씨의 딸이 운영하는 신경학원에 귀속됐다.

 

그리고 서남대 이슈를 가지고 수년 동안 공수표를 남발한 정치인들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에 반면 비리사학 서남대로 인해 졸업생과 남원시민들은 큰 오명을 썼고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생계를 위협받으며 고통을 겪고 있다.

 

◇ 도려낸 살점 위에 이식한다던 공공의대...결국 상처만 덧나

상처가 아물기도 전 폐교된 서남대에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계획이 추진됐다.

 

이용호 의원은 2018년 3월4일 ”폐교된 서남대 부지에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하기 위한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어 정부는 다음달 11일 공공의대 설립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서남대 인근에서 상가와 원룸을 운영하던 주민들은 서남대 폐교로 인해 건물 등을 정리해 몇 푼이라도 건지려 시도했지만, 공공의대 설립 발표가 나자 버티기에 들어갔다고 했다.

 

정부도 공공의대 설계비로 9억55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하며 설립에 힘을 보탰고, 첫 삽을 뜨기까지 국회 결정만 남겨둔 상태였다.

 

남원시민을 대표해 국회에 간 이용호 의원은 무기력했고 2년 내내 공공의대 통과를 위한 성명서를 비롯한 홍보 보도자료만 쏟아냈다.

 

일부 정치인들도 공공의대를 홍보 도구로 삼아 얼굴 알리기에 이용했다.

 

 

특히 21대 국회의원 선거 내내 공공의대는 후보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2년 내내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법안이 국회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자동폐기됐다.

 

이를 지켜본 한 정치인은 “정치가 처지니 경제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지역의 큰 현안도 풀어내지 못해 안타깝다”라고 한탄했다.

 

결국 서남대 폐교로 남원이 손에 쥔 것은 더 큰 상처뿐. 공공의대만 바라보고 하루하루 피를 말리며 버텼던 서남대 인근 주민들의 생계는 더 막막해졌다.

 

주민 A씨는 “정치인만 믿고 2년을 버텼던 내가 바보였다”면서 “그동안 괜한 이자만 물고 버텼다. 다 정리하고 남원을 떠날 계획이다”고 한탄했다.

 

주민 B씨는 “서남대 인근에 80여 곳의 상가와 원룸 40여동이 있다”면서 “우리들은 서남대 폐교의 상처보다 헛꿈을 준 공공의대가 더 화가난다”고 털어놨다.

 

한편 21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용호 의원은 “공공의대는 서남대 폐교 이후 내가 최초로 제안하고 시작한 사업으로 나에게 지적소유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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