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남원시장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양충모 예비후보를 둘러싼 논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양충모 “사실 확인 안 한 기사” 발언 결국 고발로…기자, 허위사실 공표 혐의 수사 요청
문제는 단순히 5,500억 원 규모 투자 공약의 실체 여부만이 아니다.
검증되지 않은 숫자와 화려한 청사진을 앞세우는 정치 방식 자체가 시민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양 후보는 최근 데이터센터와 AI 스튜디오 유치 등을 포함한 5,500억 원 규모 투자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사업을 총괄한다는 업체의 실체와 자금조달 방식, 투자구조, 참여기업, 계약관계 등 핵심 내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사업을 총괄한다는 업체는 신생 법인으로 알려졌고, 실제 사무실 존재 여부와 사업 수행 능력을 둘러싼 의문도 잇따랐다.
업체 대표와 선거 핵심 관계자 간 연결고리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양 후보 측은 “가능하다”는 말 외에 시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남원시민들은 이미 모노레일 사태를 통해 뼈아픈 경험을 했다.
화려한 개발 논리와 거창한 청사진이 어떻게 수백억 원대 손실과 장기 소송, 행정 불신으로 이어졌는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숫자의 크기보단, 실행 가능성과 책임성이 먼저 검증돼야 한다.
설명없는 대형 공약은 비전이 아닌 또 다른 불안이 될 수 있다.
경찰수련원 유치 문제를 둘러싼 공치사 역시 마찬가지다.
총사업비 442억 원 규모의 남원 경찰수련원은 국회의원과 남원시, 시의회, 전북자치도, 경찰청 실무진, 국회 예결위 관계자 등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협의 끝에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양 후보는 경찰수련원 유치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찰수련원은 어느 한 사람의 공이 아니다.
시민들은 누가 더 크게 말하는지보다 누가 실제로 움직였고, 앞으로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를 보고 있다.
남원은 이미 수많은 개발 논리와 장밋빛 약속 속에서 상처를 입어왔다.
그런데도 또다시 검증되지 않은 숫자를 앞세우고, 공동의 성과를 개인 공으로 포장하는 정치가 반복된다면 시민 피로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은 말을 잘해야 자격이 생기는 건 아니다. 시민 앞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양충모 후보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숫자도, 더 화려한 구호도 아니다.
자신의 공약이 왜 가능한지, 자신의 역할이 어디까지였는지, 그리고 남원의 현실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시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