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종교인 갱정유도의 5대 도정(道正)을 지냈고 한국민족종교협의회를 30여 년간 이끌어 왔던 해평(海平) 한양원(韓陽元) 선생이 지난 11월 11일 향년 93세 나이로 선화하셨다.
1923년 남원에서 태어나 1937년 순천서당과 용담서숙에서 수학하고 1946년 18세 때 유교를 갱신하여 예(禮)를 되찾자는 유불선(儒佛仙)을 아우르는 민족종교 갱정유도(更定儒道)에 입도하여 한평생 외길을 걸으며 민족정신 고취에 앞장서 왔다. 또 초대 성균관대 총장을 지낸 심산 김창숙선생의 비서로 재직하였고 통일교 문선명 총재에게 주역을 가르치기도 했다.
선생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민족종교 단체의 위상을 높이고 화합 도모를 위하여 독자적으로 활동해온 33개 민족종교 교단이 참여한 한국민족종교협의회를 1985년 발족하고 초대 회장을 맡으며 구심체적 역할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현재 이곳에는 천도교, 대종교, 원불교, 갱정유도, 수운교, 태극도 등 12개 교단이 소속 되어 있다.종교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하여 지금까지 유명 정치인들과 친분을 쌓아왔고 특히 평민당 시절에는 DJ로부터 비례대표 전국구 7번을 제안 받기도 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민족정신 계몽운동에 앞장섰다. 선생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겨레얼 살리기국민운동본부, 갱정유도, 한국전통서당문 화진흥회 등의 대표를 맡아오며 그 무엇보다 우리것을 살려낼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민족문화대학을 세우는 것이 일생의 꿈이었다.
남원에서 전통서당문화진흥회와 갱정유도 주최로 매년 대한민국 서당문화한마당을 개최하는 것 또 한 무관하지 않다. 선생은 “인류는 앞으로 상생공존(相生共存) 즉 대립과 갈등의 시대를 청산하고 화해와 공존의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념으로 상생과 평화의
공동체 사회 구현을 추구해 왔다. 2001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하였고 2004년 국가의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노력과 연구로 제17대 인간상록수로 선정되었다.
지난 15일 선생을 추모하는 각 종단의 대표와 후학들 그리고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원시 이백면 척문리 선영에 고이 묻혔다. 이날 나부끼는 만장 행렬은 생전 선생의 기개처럼 만취의 가을 하늘에 휘날렸다.
글.사진 : 남원문화원 사무국장 김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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