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타파인) 이상선 기자 = 한 번의 붓질이 감정의 흔적이 되고, 한 장의 캔버스가 인생의 기록이 된다. 대전컨벤션센터(DCC)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대전아트페어(DKAF) 2025’(11월 13~16일)에서 감성 회화작가 ‘로사.C’(본명 최미진)가 전하는 일상과 치유의 미학이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갤러리 路(갤러리 로) A16 부스에 전시된 로사.C의 작품은 한결같이 따뜻하고,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다.
그의 대표 시리즈 ‘오늘은 뭐해?’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한 회화로, 보는 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흔든다.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전공(MFA)을 졸업한 그는 유방암 투병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지나며 ‘진짜 나’를 만났다.
“아프고 변한 몸을 받아들이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의 붓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치유의 언어로 바꾸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슬프지 않다. 대신, 담담하고 따뜻하다. 마치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
로사.C의 작품에는 표정이 없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인물들을 통해 ‘감상의 자유’를 관객에게 돌려준다.
인물이 비어 있는 대신, 관람자가 자신의 감정을 그 안에 채워 넣는다. 나이프로 여러 겹의 물감을 쌓아올린 두터운 마티에르(matìère) 위로 부드러운 색면이 덧입혀지며, 작품은 보는 이의 마음에 온기를 남긴다. 그의 화폭은 ‘감정의 기록장이자 여백의 미학’이다.
이번 대전아트페어에서 선보이는 신작 5점은 모두 45.5×45.5cm 아크릴 회화 작품으로, 각각의 제목만으로도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 〈사라진 모짜르트 카페〉 사라진 공간에 대한 그리움
● 〈햇살 아래, 잠깐의 나〉 바쁜 일상 속 자신을 돌아보는 찰나
● 〈엄마는 보지 못하는 가을〉 세대 간 시선의 간극
● 〈나를 돌보러 온 메리 포핀스〉 스스로를 치유하는 내면의 메시지
또한 대표작 〈Born to Be Queen〉(91.9×91.9cm, 2021)은 “태어날 때부터 여왕”이라는 제목처럼 존재 그 자체로 온전한 자존감을 긍정하는 작가의 선언문이다.
현재 로사.C는 단순한 회화 작업을 넘어 라이프 아트 브랜드 ‘Rosa’s Atelier(로사의 작업실)’을 운영하며 설치미술, 굿즈, 클래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삶과 예술이 공존하는 예술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서울아트페어, 부산국제아트페어, K-ART FAIR 등 주요 전시에 꾸준히 참여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왔고, 오는 12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팝업스토어 전시, 2026년 해외 진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로사.C는 “내 작품은 한 장의 그림이 아니라 한 편의 감정노트”라고 말한다. 그녀의 작품 앞에 서면 누구나 잠시 멈춰 선다. 그 여백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고, 잊고 있던 이야기를 떠올린다.
“예술은 거창한 게 아니에요. 오늘 하루의 감정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예술의 시작이에요.”













